2012년 10월 15일 월요일

NUMBER (N)INE



나는  NUMBER (N)INE의 쇼 중에서도 마지막 쇼를 가장 좋아한다.
어둡고 우울 하면서도 시대적이고 반항적이면서도 낭만적이다.
은퇴 전에 미야시타가 하고 싶었던 궁극적 지향점이 이런 것이었나 생각하면 씁쓸 달큼한 기분이 들어버린다. 더 이상 이런 남성복 쇼를 볼 수 없을 거란 마음과 마지막이기에 더욱 아름다울 수 밖에 없다 라는 생각 때문인 거 같다.



술 한잔 들어간 꿀꿀한 기분에 밖에는 비가 그치지 않고 내린다.
그런 기분이라 나는 NUMBER (N)INE 쇼 사진을 구글에서 찾아보았다.
무겁고 칙칙하지만 말할 수 없이 멜랑꼴리한 기분이 옷들과 많이 닮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얼굴을 가린채 주장하고 싶지않지만 주장하고 싶은 상태.
잔뜩 부풀린 장식성 안에 감추어진 익명의 은밀함이
화려한 디테일의 옷들을 단순히 한 떨기 꽃으로만 보여주지는 않는 듯 싶다.
강함을 부여한다.


미술 작품 역시 자신이 바라볼 그 시점에서의 자신의 기분에 따라 그것에게서 받는 느낌이 다르다고들 하는데.

나에게 있어 옷이란 게 그런거 같다.

계속 옷을 보자니 술이 더 땡긴다.
맥주나 더 사러 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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