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m browne>
<spring/summer 2009>
text: Teruyo Mori
뉴욕에 있어 톰 브라운의 존재는 급진적인 유니크함이다. 비지니스 우선이라고 불리워지는 이 거리에서, 그는 다시금 개성적인 수트를 발표 하고 있다. 그것은 흡사 어린이 용에 쓰일 수트를 큰 어른이 입고 있는 것 처럼 이상하기도 하고 , 하지만, 자세히 보면 상당히 클래식한 아름다움이 있는 수트다. 그것을 처음에 봤을 때 뉴욕의 패션관계자들의 평가는 "과격하지만 신선" 어린애처럼 어처구니가 없다. (터무니 없다)" 라고 두가지로 나뉘어, 이 의견은 2006년 그가 CFDA(미국 패션디자이너 협회)의 올해의 맨즈웨어 상을 받은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기성개념에 휘둘리지 않는 젊은 사람들의 반응은 달랐다. 젊은이들은 "우리가 입을 수 있는 수트가 드디어 나타났다" 라고 절찬한다. 톰의 수트의 매력은, 자켓도 팬츠도 극단적으로 기장이 짧은 프로포션과 타이트한 실루엣에 있다.
"나는 단지 내가 입고 싶었던 수트를 만들었을 뿐이다"
라고 가볍게 말하지만, 티셔츠와 청바지로 자랐던 세대의 젊은이에게, 수트는 멋있다 라는 의식을 심었던 쾌거는, 1980년대의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소프트 수트에 필적할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것이다.
톰에게 "당신은 패션트렌드를 만들어냈다" 라고 전하면 "그것은 당신들 프레스가 그렇게 한 것 뿐이다" 라고 웃으며, 의미의 정도를 얼버무리지만, 상업주의로 기울어지는 뉴욕의 맨즈패션계에 신풍을 불어넣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실과 환타지가 교차하는 훼데리코 훼리니의 (제발 이런거는 그냥 영문 표기 해줬으면 좋겠다;; 훼데리코 훼리니라고 구글에 쳐도 안나온다고요-) 영화처럼 그의 쇼를 보면,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든다. 톰 브라운 쇼의 설정은, 숲 안의 물로 이루어진 연못이거나, 테니스 코트 였거나, 서커스 이거나 가지가지이지만, 뉴욕에서 그렇게까지 극적인 (시아트리칼 이라고 적혀져 있었음 뭔가 했더니 THEATRICAL 이었음...-_-) 연출에 집착하는 디자이너는 상당히 드물다. 그는
"나의 옷은 클래시한 시점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것을 어디까지 새롭게, 의외성을 가지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수 있을 까 생각한 결과, 평범한 상업적인 관점으로는, 옷만들기의 의도가 전달되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라고 말한다.
클래식한 시점으로 만들어진다고 하는 톰의 옷이지만, 그것의 유니크하면서 신선한 부분은, 예를 들어, 트래디셔널한 Fair isle의 무늬안에 토끼를 넣는다던지, 수트의 자켓을 마치 여성의 드레스 처럼 잘록한 웨이스트로 한다던지, 테일러드 코트의 밑에 Tulle 의 페티코트를 붙인다던지 기상천외한 아이디어에도 있다.
"항상 자신을 오픈해두면 아이디어는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연쇄반응처럼, 한발자국씩 전진해 나아가면, 스스로도 상상하기 힘들정도의 발상에 도달한다. 예를 들어 코트 밑에 tulle 의 투투 (이거 패티 코트 인듯) 붙인것은 최근에 코트 밑에 스커트 같은 느낌의 무언가가 밑에 있었음 했었다. 거기서 튤을 늘어뜨린 것부터, 발전시켰다. 그러니까, 하나의 아이디어에 고집하지 않는 것이다. 되어가는 과정 그대로 가면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있다. 또, 옷에는 위트도 중요하다. 특히 시리어스하게 만들어진 옷에는 그렇다. 시리어스 라도 입는 사람이 즐거울 수 있는 옷이라는 게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톰이 수트를 고집하는 것은, 수트가 그에게 있어 평소에 입는 곳이기 때문이다. 가톨릭 학교에 다니며 자랐던 때, 어린시절 부터 학교의 교복이었던 네이비의 자켓에, 겨울은 그레이 플레넬, 여름은 카키의 팬츠를 입고 있어, 그것이 싫은 것이 아니라, 상당히 편안했었기에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진학해서도 청바지는 입고 싶다 생각하지 않았다. 스스로 수트를 디자인하게 된 지금도, 그는 브룩스 브라더스의 색 수트가 영원한 아이코이라고 말한다. 특별히 어깨의 라인에서 어메리카 옷으로서의 sensibility가 있는 자켓이 좋은 것 같다.
"아메리카 옷의 매력은, 딱딱하지 않고, 뭉친곳이 없는 점. (어깨 근육이냐 ;;; 내 생각에는 경직되어있지 않다는 의미 인듯 싶음)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입어도, 어딘가 자신이 드러나는 것. 자신의 옷에도 그런 아메리카적인 센스가 들어있다고 믿고 있다"
그에게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사실 나는 톰 브라운 사람들과 같이 일을 시작 하기 얼마 전에 마치 운명처럼 그의 컬렉션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톰과 같이 일하게 되었을 때 그가 그렇게까지 유명해지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미친듯이 기뻤다. 그의 옷에 대한 매력은 그가 만들어내는 디테일과 아이디어를 몸소 체험하면서 더더욱 빠져들 수 밖에 없었고. 가끔 그가 시즌때 이전에 일했던 공장에 들러 마주칠 때마다 나는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을 바라보는 것 처럼 동경에 쩔은 눈으로 멀찌기서 그를 바라보곤 한다.
아주 아주 영민하고 천재적으로 쇼를 쇼 답게 만들고,팔릴 옷들은 철저하게 비싸게 팔릴 값어치를 하며 입을 수 있는 감각과 (주로 셔츠나 피케) 입기 힘든 감각 사이 (단추 구녕이 미어질 정도로 매우 핏한 수트, 폭풍 가격) 를 유연하게 조율하며 브랜드 구매 매력의 정점인 톰 브라운만의 디테일 (삼선줄, 사각 페이퍼 라벨)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맨즈 웨어즈 중 하나로서 팔리고 있다.
사실 그는 크로스 컴퍼니(일본회사) 에게 재정적 지원을 받기 전에는 쇼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재정적 난관에 봉착한 적이 있었다. (그렇기에 그가 일본에 대해 애정을 아끼지 않는 것도 분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 그러길래 제일모직에서 먼저 손을 뻗었어야 된다니까. 제길) 아마 그가 고집하는 수트로서의 퀄리티와 그러면서도 잃지 않는 유머러스함이 이탈리안 수트만이 최고라 고집하는 패셔너블한 남성들 사이에서 납득되어지기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마치 일전에 번역한 라프 시몬스 처럼 말이다. 하지만 길은 의외적인 곳에서 뚫렸고 (역시나 매니악하면서도 톰브라운 입기 편한 몸을 갖고 있는 일본 -_-;;) 그의 고집은 새로운 남성패션의 물결로서 기장이 드럽게 짧다, 입다가 찢어지겠다 등등의 많은 논란과 더불어 (논란덕에 더 알려졌다 ㅎ) 옷 좀 입는 다는 사람들에게 조금씩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어쨌거나 그렇게 아시아를 잡는 것이 톰브라운이라는 회사를 오래오래 해먹을 수 있고 미친짓도 (쇼의 방식이나 페브릭에 관련해서 ㅎㅎ) 오래 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는지, 일본은 물론이거니와 한국도 날름 잡아먹고 내 생각에는 대만을 지나 분명 중국 시장을 노릴 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대다수의 패션의 수준이 허세에 머물고 있는 중국사람들에게 있어 그 중 소수의 옷 좀 입는 다는 중국 남자들의 선택은 그들이 그들의 돈을 그만큼 고퀄인 옷에 쓰고 있다는 것을 가장 쉽고 빠르게 보여줄 수 있는 톰 브라운이 되리라는 확신이 머리속에 강하게 든다. (소매만 걷으면 그 비싼 삼선이 보이는데 어떻할꺼야. 이건 마치 남성복 계의 샤넬이라구) 아마 톰은 다시금 자신의 옷을 세분화 시킬 것이다. 어짜피 언더 레벨인 THOM GRAY 도 만들었으니까. (이걸 내내 해먹을꺼란 생각은 잘 안든다) 옛날에 RWB 도 그렇고 (사실 저건 가격대 그다지 언더는 아니었다능) 그렇게 그렇게 단타로 짧게 짧게 이슈만 만들어 내면서 이다음에 THOM GRAY 가 아니라 THOM NAVY 를 만들지 누가 아는가. 너네 제대로 된거 입고 싶으면 톰 브라운 컬렉션 입고 아니면 아쉬운 대로 언더 입으라는 식인거다. 마치 랄프 로렌이나 아르마니와 비슷한 방식의 확장법을 택하고 있는 거 같다. 뭐 홍보는 될만큼 됐으니 이제는 어떻게 좀더 돈을 긁어모아야 되는 가 겠지. 그래도 삼선과 사각의 페이퍼 라벨 그리고 몽끌레어와 브룩스 브라더스에서 돈이 샘솟으니 나 같은 톰 빠순이는 톰의 주머니 사정을 걱정할 거 없이 다음엔 어떤 미치고 아름다운 쇼를 보여줄 것인가 기대하며 즐겨주면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바란다면 톰이랑 되게 의외성 있는 아티스트랑 콜라보 한번 해줬으면 좋겠는데. 아, 가수들 말고. 화가 말고. 건축가나 가구디자이너 같은 사람들이랑. 톰도 가구 덕후던데 그냥 홍보성으로 하나 해주면 재밌겠다 싶다. 아니면 유니크한 건축가가 톰 브라운 팝업 샵 (혹은 게릴라 샵. 꼼데 가르송처럼) 디자인을 해준다던지. 톰 가게에 가구를 좀 디자인 해 준다든지. 예전에 패션 필름도 만들었던 거 같은데. 아니면 톰 브라운 스니커라도 만들어줘. 아니면 문구 제품은 어떠냐능. .... -_-;;; 미쳤다...
이거 뭐 다 읽어보니 톰에게 개인 면담이라도 신청해야 할꺼 같다.
만나면 말 한마디 못거는 주제에...